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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ㅣ배병철기자] "한국에선 아직까지 포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카드 게임 중 하나인 텍사스 홀덤도 한국에 들어온 뒤 도박으로 취급받더라고요. 그런 현실이 안타까워 계속
계도 활동에 주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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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인정받은 국내 유일의 프로 겜블러 이태혁(32)씨. 그는 '텍사스 홀덤 전도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04년 영국 브리티시 RCT 토너먼트에 우승한 이후 프로 겜블러 인생보다 '홀덤 알리미'에 전념하기 때문이다.
어떤 자리에서 누굴 만나더라도 이태혁씨는 "텍사스홀덤이 도박이 아닌 두뇌 스포츠"라고 열변을 토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심판장으로 나선다. 오는 20일 필리핀 마닐라 PPT카지노에서 개최되는
2008 월드포커챔피언십(WPC) 아시아 포커 투어 대회 감독관을 맡았다. 이태혁씨는 WPC 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이 홀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길 원한다. "홀덤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요.
때론 스릴을, 때론 과학을, 때론 인생을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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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홀덤① "카드로 오바마 당선 예상"

이태혁씨는 이번 미국 대선을 홀덤으로 풀이해 눈길을 끌었다. 출간을 앞둔 그의 저서를 통해 '오바마와 매케인의 가상대결' 결과를 예상한 것. 그는 책에서 '다가올 미 대선은 오바마의 승리로 끝날 것이며 그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적어놓았다. "두 후보가 처한 상황과 각각의 핸디캡을 카드에 적용시켜 결과를 예상했어요. 이것은 예언이 아니라 포커 이론에 입각해 나온 데이터였죠."

이태혁씨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버락 오바마는 홀덤에서 가장 나쁜 핸드(플레이어의 스타트 카드)인 7, 2를 갖고 있다. 흑인이라는 엄청난 핸디캡을 가진 오바마는 2번에 걸친 부모의 이혼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이것은 홀덤에서 최악의 핸드를 잡은 것이나 다름 없다. 반면 존 매케인은 백인으로 전쟁 영웅이다. 또한 단단하고 타이트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때문에 매케인은 상급 카드인 A, K를 받았다.

오바마(7, 2)가 매케인(A, K)을 잡는 방법은 로우 스트레이트가 가장 확실하다. 어릴적 고생의 댓가였을까. 다행히 플롭(처음 3장의 커뮤니티 카드)은 5, K, 4가 깔렸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스트레이트의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게다가 턴(보드에 깔린 4번째 카드)까지 '3'이 나왔다. 이제 남은 것은 A나 6뿐이다.

여기서 이태혁씨는 오바마의 집중력과 치밀함, 매케인과 페일린의 도도하고 깐깐한 이미지 등 다양한 상황을 대입했고 결국 오바마가 리버(히든 카드)에서 'A'를 받고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72 핸드로 게임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천재거나 미치광이 뿐이에요. 미치광이는 가능성 낮은 투페어를 만들려고 팟에 참여하지만 천재는 과거에서 미래를 발견할 줄 알고 무엇이 올지 느낄수 있어요. 오바마는 후자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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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홀덤② "결과가 운? 과학적이야"

자신이 쥔 카드 2장 외에는 어떤 카드도 볼 수 없는 상황. 이때 베팅을 하라고 한다면 당신은 "결과는 운에 맡긴다"고 말할 것인가? 이태혁씨의 말에 따르면 정답은 'NO'. 이태혁씨는 일반적인 포커 게임은 일정한 운이 작용하지만 텍사스홀덤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텍사스홀덤은 공부한 자료나 데이터 등을 통해 판세를 읽고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해요. 결코 운만으로 이길수 없는 게임이죠."

텍사스홀덤에서 핸드 분석과 함께 꼭 알아야할 것이 바로 확률이다. 실제로 프로 겜블러들은 남은 카드(Outs)를 세서 확률을 계산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 가령, 하트 4장을 만든 상황이라면 남은 하트는 총 9장. 따라서 하트가 뜰 확률은 19%가 된다는 얘기다. 이는 텍사스홀덤에서도 적용된다. AA가 나올 확률은 0.45%, KK를 잡았을때 플롭에 A카드가 떨어질 확률은 23%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텍사스홀덤은 테이블 관찰, 상대에 대한 상황·행동 분석, 패턴 분석 등 다양한 과학적인 방법이 동원된다. 가령 게임 도중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동은 초보자를 의미한다. 말을 할 때 주먹을 갖다 대면서 자꾸 헛기침을 하는 사람은 계속되는 긴장 속에 자제심을 잃어가고 혼란스럽다는 표시. 이는 불안이나 근심 때문에 목 내부에 점막이 생긴 경우다.

심지어 딜러가 카드를 돌리는 방식에 따른 분석도 있다. ▲ 두 손을 이용해 숫자 8을 그리는 딜러 ▲ 안쪽으로만 돌려 섞는 딜러 ▲ 바깥쪽으로만 돌려 섞는 딜러 ▲ 두 손을 모두 이용해 한 방향으로 돌려 섞는 딜러. "모두 다른 유형이지만 중요한 것은 딜러가 한 가지 방법만을 이용해 카드를 섞는다는거죠. 즉 모두가 패턴이 있지만 주기가 길거나 짧아져요. 위의 예처럼 홀덤은 손짓 하나에도 의미가 담겨있어 그걸 잘 캐치해야만 승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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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홀덤③ "삼국지 텍사스홀덤"

텍사스홀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작게는 가정사에서부터 크게는 기업 경영에 이르기까지 모두 텍사스홀덤과 연결지을 수 있다. '전략·책략의 보고' 삼국지도 마찬가지. 삼국지에 나오는 상황들을 텍사스홀덤으로 풀 수 있다. 이태혁씨의 말에 따르면 삼국지는 다음과 같이 풀이된다.

▲ 항복(폴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관우는 조조와의 전쟁에서 포로로 잡혔다. 유비의 조조 암살 계획이 들통나면서 오히려 관우가 고립된 것. 다른 장수라면 "항복을 하느니 여기서 죽겠다"고 객기를 부렸겠지만 관우는 항복을 선택했다. 상대와 대항할 수 없는 위기에 놓였다면 행운을 기대하며 콜을 받는 것보다 현명한 폴드가 낳은 선택이다.

▲ 밀릴 때 더욱 인내해야한다
손권은 유비의 전략 전술에 말려들어 패할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판단력이 좋은 육손을 유비와 대결하도록 내세웠다. 육손은 유비가 나올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대승을 거뒀다. 전쟁에서 군량미 부족은 포커에서 자금 압박과도 같다. 자금이 부족하면 돈이 다 떨어지기 전에 승부를 봐야한다는 초조함을 야기한다. 이럴수록 더욱 초연해야 한다.

▲ 베팅이 강하다고 고수는 아니다
여포는 관우와 장비가 편을 이뤄 싸움을 걸어와도 지지 않을 만큼 강력한 전투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여포는 싸움실력 외에는 가진 것이 없는 '깡통'이었고 의심이 많고 질투가 있어 부하 장수를 잘 믿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여포는 후성 송헌 위속으로부터 배신을 당했다. 프로 겜블러들은 큰 베팅을 한다. 경우의 수를 차단하고 확률을 좁혀 자신이 승리할 수 있도록 작전을 짠다. 아무것도 모르는 깡통이 베팅만 강하면 여포와 같은 결말을 맞게 된다.

<사진 = 김용덕 기자, 이태혁 제공>